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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링크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by Luee1122 2025. 12. 15.

뉴럴링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한쪽에서는 “인류를 사이보그로 만드는 위험한 실험”이라고 말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혁명적인 미래 기술”이라며 열광합니다. 하지만 실제 발표 내용을 차분히 따라가다 보면, 지금 뉴럴링크가 하고 있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동시에 훨씬 어렵습니다.

이번 발표는 뉴럴링크의 공동 창업 멤버이자 초기부터 기술을 이끌어온 엔지니어가 직접 설명한 내용으로, 회사의 시작부터 현재 임상 단계, 그리고 앞으로의 기술적 과제까지 비교적 솔직하게 드러납니다.

뉴럴링크는 어떻게 시작됐나

시간을 2016년으로 돌려보면,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기술 환경이었습니다.
챗GPT도 없었고, 자율주행은 아직 실험 수준에 가까웠으며,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는 연구실 안의 개념에 가까웠습니다.

그 시점에서 일론 머스크가 ‘뉴럴 레이스’라는 개념을 언급했고, 이 분야에서 연구하던 전문가들이 하나둘 모여 뉴럴링크가 만들어졌습니다. 발표자 본인도 당시 박사 과정에서 ‘뉴럴 더스트’라는 기술을 연구하다 합류했다고 설명합니다.

초기 사무실을 보면, 말 그대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첫 출근 날 의자를 사러 사무용품점에 갔다는 일화는, 이 회사가 처음부터 거대한 조직이 아니었음을 보여줍니다.

BCI란 무엇이고, 뉴럴링크의 목표는 무엇인가

BCI는 Brain Computer Interface, 말 그대로 뇌와 컴퓨터를 직접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뉴럴링크의 초기 목표는 매우 명확합니다. 사고나 질병으로 인해 뇌와 몸의 연결이 끊어진 사람들, 특히 척수 손상이나 ALS 환자들이 다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뉴럴링크의 첫 제품 이름도 ‘텔레파시(Telepathy)’입니다. 생각만으로 컴퓨터 커서나 스마트폰을 조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입니다.

이 지점에서 중요한 건, 뉴럴링크가 처음부터 ‘능력 확장’이 아니라 ‘기능 회복’을 우선 목표로 삼았다는 점입니다.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분명히 의료 기술에 가깝습니다.

8년 동안 쌓아온 기술의 무게

회사의 첫 4년은 거의 전부 기초 기술 구축에 쓰였습니다.
완전 무선, 완전 이식형 BCI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처음에는 USB-C 케이블이 달린 유선 임플란트부터 시작했고, 그걸 발판으로 지금의 무선 임플란트까지 발전해 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뉴럴링크가 처음부터 수술 로봇까지 직접 만들었다는 사실입니다.
사람 손으로는 불가능한 수준의 정밀도로, 움직이고 혈관이 많은 뇌에 전극을 삽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초기 로봇은 eBay 부품으로 만든 시제품이었고, 지금은 실제 인간 수술에 사용되는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2021년에는 원숭이가 생각만으로 ‘퐁 게임’을 하는 데모를 공개했고, 이후 3년 동안 수많은 테스트와 개선을 거쳐 2024년 인간 대상 임상 시험 승인을 받았습니다.

실제 사람들의 삶에서 나타난 변화

현재 뉴럴링크 임상 시험에 참여한 사람은 13명입니다. 숫자만 보면 적어 보이지만, 이들이 실제로 하고 있는 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첫 번째 참가자는 임플란트 이식 다음 날 문명 게임을 9시간 동안 플레이했다고 합니다. 단순한 게임 이야기가 아니라,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고 조작한다’는 감각을 되찾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로봇 팔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고, 어떤 사람은 처음으로 혼자 식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사례는 말기 ALS 환자입니다. 눈동자만 움직일 수 있었던 사람이 뉴럴링크를 통해 가족과 소통하고, 아이들이 아버지의 ‘목소리’를 처음 듣게 됐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 참가자들은 평균 하루 8시간 정도 뉴럴링크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건 실험 기기가 아니라, 일상 도구로 쓰이고 있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기술적으로 무엇이 가장 어려운가

뉴럴링크 시스템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수술 로봇, 뇌에 들어가는 임플란트, 그리고 뇌 신호를 해석하는 AI 모델입니다.

수술은 25mm 크기의 구멍을 뚫고,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을 128번 삽입합니다. 총 1,000개의 채널이 뇌 신호를 읽어냅니다. 문제는 뇌가 젤리처럼 부드럽고 계속 움직이며, 혈관이 빽빽하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로봇의 정밀 제어가 핵심 기술이 됩니다.

임플란트는 동전 크기 정도이며, 배터리는 약 10시간 지속됩니다. 무선 충전 과정에서 뇌 조직이 가열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큰 기술적 과제입니다. 현재는 모자에 충전 장치를 넣어 사용하는 방식이고, 장기적으로는 베개 형태로 발전시키려는 계획도 공개됐습니다.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데이터 처리입니다.
뇌에서 발생하는 신호는 초당 약 200메가비트에 달하지만, 블루투스로 보낼 수 있는 데이터는 극히 제한적입니다. 그래서 임플란트 내부에서 신호를 압축하고, 스파이크만 골라 전송하는 고난도 설계가 필요합니다.

아직 남아 있는 현실적인 과제들

뉴럴링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분명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확장성’입니다. 현재 대기자는 1만 명이 넘지만, 실제 치료를 받은 사람은 13명입니다. 제조, 수술, 사후 관리까지 모두 동시에 확장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적용 범위의 확장입니다.
지금은 주로 움직임과 입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촉각 회복, 시각(BlindSight), 청각, 음성 복원까지 계획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뇌 어느 영역이든 읽고 쓸 수 있는 ‘전체 뇌 인터페이스’를 목표로 합니다.

이 지점부터는 의료를 넘어, 인간 능력 확장이라는 철학적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방향성 자체는 분명히 드러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 점

이 발표를 듣고 느낀 건, 뉴럴링크는 생각보다 덜 공상과학적이고, 훨씬 더 공학적이라는 점입니다.
화려한 미래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수천 가지 기술적 문제를 하나씩 쌓아 올리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 기술이 가진 잠재력은 분명히 큽니다. 다만 그 속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느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느린 속도가 오히려 이 기술이 진짜 현실로 들어오고 있다는 증거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